목록류근 (4)
사주팔자좋은하루
獨酌(독작) 류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진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이승과 내성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눈 감고 독하게 버림받는 것이다단숨에 결별을 이룩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혼자 피는 꽃이온 나무를 다 불 지르고 운다 -분명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는 시인데 현시점에서는 국민과 독한 작별(?)을 해야 하는 누군가가 떠오릅니다. 그분이 국민을 위해 구국의 결단을 하시던지 국민이 끌어내리던지 해야 할 것 ..
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,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시인. 이정록 *[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-류근,진혜원/해냄]에서 옮김.
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, 싸움도 한판 하고,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.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.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.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.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,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. 시인. 이성부 *[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-류근`진혜원 엮음/해냄]에서 퍼옴.

침묵의 대가 마르틴 니묄러 낭독: 류근 시인 나찌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.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. 그다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을 가뒀을 때 나는 침묵했다.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. 그다음 그들이 노동조합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.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. 그다음에 그들이 유대인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.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.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. *류근 시인이 '김어준의겸손은힘들다뉴스공장'에서 낭독한 글입니다. 대통령이 말하듯이 자유는 인간의 권리입니다. 비록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자유를 말한다고 할지라도 자유는 자유입니다. 소중한 자유를 서로서로 지켜나가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바..